지금 바닷가에 와 있습니다만,
전 해산물을 먹을 줄 모릅니다.
그래서 바다까지 와서 굳이 돼지 고깃집을 찾아 헤매고 다녀야 했습니다.
바다를 보며, 고기를 연탄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해 찾아간 곳은, 비로 인해 깜깜해져 기대했던 바다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.
대신, 고기 굽는 내내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.
신나게 고기를 굽고 있는데 갑자기 고깃집 안으로 새가 한 마리 날아들어 오는 겁니다.
"어? 사장님! 새가 들어왔어요"
사장님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"네~아는 애들입니다"합니다.
"자~들이 제비들인데요 여가 지들 집인 줄 압니다"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.
몇 해 전 갑자기 한쌍의 제비가 찾아왔고 처음엔 쫓아내려 했으나 어느샌가 바닷가 쪽 처마밑에 둥지를 틀었더랍니다.
둥지 쪽에서 짹짹짹 하며 새끼 우는 소리가 들려,
새끼까지 있는데 내 쫒을 수는 없지 싶어 살게 두었다고 합니다.
그 이후로 해마다 찾아오는데 희한하게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늘 그만큼 온다는 겁니다.
도착해서는 문을 열어달라고 울고 부리로 쫀다네요.
아침마다 일어나라며 6시부터 깨우고, 안 일어나면 일어날 때까지 시끄럽게 굴거나 아무 데나 실례를 하기도 하며, 반항을 하기도 하는 막무가내 녀석들이라며 투덜거리시더라고요.
"그런데요~자 들이 여서 새끼 까서 갔다가 부모가 죽으면 그 새끼들이 오는 것 같아요. 희한하죠? 얼마나 똑똑한지 야단이라도 치면 다 알아들어요. 요기 연통 위에서 뭐라고 얘기하나~ 다 듣고 있다니까요"
옆 횟집 사장님이, 제비가 하도 시끄럽고 똥을 싸서 가버리라며 빗자루를 휘둘렀더니 제비들이 떼로 그 사장님을 쪼아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다 아는 것 맞다고 확신하십니다.
그래서 본인도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했다고ᆢ
사장님의 얼굴은 귀여운 동생 이야기 하듯 웃고 계셨습니다. 정들어 이젠 가족이려니 하고 챙기기로 했답니다.
횟집 사장님께서는 위협을 하니 본능적으로 대항을 한 것이겠지만, 와서 문 열어달라고 두드리거나 우는 건 신기하더라고요.
고기를 다 먹을 동안 옆에서 구워주시더니 집게를 놓으며 한마디 더 하십니다.
"다리를 다쳤으면 다리라도 고쳐줄 거고 그럼 박 씨라도 물어다 줄까 모르겠는데 자들은 안 될꺼같지요? "
흑돼지고기도 맛있는데 사장님의 이야기가 양념장이 되어 정말 맛있는 저녁을 했습니다
제비가 물어다준 박 씨 덕분에 사장님이 대박 나기 전에, 바다 보며 고기 먹으러 한번 더 오려고 합니다.
그리고 머리 나쁜 사람에게 새***라는 표현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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